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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 계속 할 수 없어 결국 이직.. 줄세우는 임용고시, 이대로 괜찮나

[서부원 기자]

띠동갑인 동료 교사가 있다. 학교에서 몇 년 동안 함께했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랫동안 근무한 기간제 교사다. 근무지를 옮기지 않는 사립학교에서 23년 동안 숱한 동료 교사들과 만나고 헤어졌지만, 그만큼 교육자적 열정과 고운 심성을 지닌 사람을 보지 못했다.파워볼게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하루에도 몇 번씩 그를 통해 깨닫는다. 해마다 그에겐 형처럼, 삼촌처럼 의지하고 따르는 수많은 아이들이 생겨난다. 개인적으로, 교사의 역량과 자질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된다는 게 지론이다.

요즘 아이들 개념 없다고, 이기적이라고, 나아가 막장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최소한 자신을 가르치는 교사의 열정과 진정성은 정확히 간파해낸다. 고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아이들이 그를 가장 먼저 찾는 건 그래서다. 그는 아이들에게 만점짜리 담임교사다.

누구 앞에서든 그의 목소리는 늘 나긋나긋하고 상냥하다. 지금껏 그가 아이들 앞에서 얼굴 붉히는 걸 본 적이 없다. 무례하고 되바라진 아이들이 왜 없을까마는, 그런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보일 정도로 그의 생활지도 방식은 바보스러울 만큼 우직하고 자상하다.

모두가 꺼리는 고3 학급 담임을 그는 붙박이처럼 도맡았다. 젊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도 없진 않겠지만, 그보다 기꺼이 공부에 지친 아이들의 쉬어갈 그늘이 되어주겠다는 그의 마음가짐 때문이다. 교무실보다 교실에 머무르기를 더 좋아하는, 그는 천생 교사다.천생 교사였던 그가 학교를 떠나는 이유 

▲  교사란 교육자적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 열정이 봇물 터지듯 발현될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우리 교육이 살고, 공동체도 산다
ⓒ pixabay

그렇듯 띠동갑 선배 교사에게조차 귀감이 된 그가 내년에 학교를 떠나려 한다. 기간제 교사는, 말뜻 그대로,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그만두는 게 맞다. 계속 학교에 근무하려면, 다시 기간제로 재계약하거나 임용시험에 응시해 합격해야 한다.파워볼게임

언제까지 기간제 교사로 근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가 임용시험 응시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두 아이의 아빠로서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했다. 실상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바늘구멍이라는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나가서 학원을 차리겠다고 했다. 나름 오랫동안 심사숙고한 결론일 테지만, 그의 표정으로 미루어 흔쾌한 선택이 아닌 건 분명해 보였다. 장담하건대, 그의 맑고 고운 심성은 진학 실적에 목매단 정글 같은 사교육 시장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부러 그에게 찾아가 동료 교사로 남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평교사 주제에 그의 선택을 되돌릴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지만, 그를 향한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대신 전하고 싶었다. 그의 부재를 알게 된다면 아이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공교육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마음에도 없는 흰소리다. 알다시피, 사교육의 광풍은 공교육의 ‘보완재’가 아니라 ‘대체재’라는 인식이 뿌리내린 결과다. 그의 선택과는 달리, 여전히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싶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것일 뿐이다.

동료 교사 열이면 열, 그를 잃는 건 학교의 크나큰 손실이라고 말한다. 없는 정원까지 만들어서라도 그를 붙잡아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하나같이 안타까운 심정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러자면 그가 임용시험을 통과하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다.

천생 교사인 그의 사교육행은 내게 두 가지의 숙제를 던져주었다. 하나는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사 임용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서둘러 대안을 모색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그는 기간제 교사라는 사회적 낙인에 무척 힘들어했다. 흔히 학벌 구조에 길들어진 아이들에게 기간제 교사는 ‘2등급 교사’로 치부된다. 당장 내년이면 그만둘지도 모르는 교사에게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맡기는 건 곤란하다며 항의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학교에서 그는 기간제 교사라는 걸 잊고 지냈다고 한다. 동료 교사와 아이들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까닭이다. 몇몇은 그에게 다른 교사에게는 없는 ‘까방권’이 있다고 귀띔했다. 교사에 대한 조롱과 욕설이 난무하는 SNS에 그의 이름 뒤에는 깍듯이 존칭이 붙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밖에선 달랐다. 사회에서 기간제 교사라는 낙인은 그에게 무시로 모멸감을 안겼다. ‘교사 아닌 교사’로 얕잡아 보는 인식이 팽배해 어딜 가나 주눅이 든다고 했다. 기간제 교사가 적시된 재직 증명서를 유치원에 제출할 땐 아이 앞에서 괜히 어깨가 움츠러들었단다.

교사보다 기간제라는 글자에 더 주목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주눅 든 모습이 아이에게 전이될까 노심초사하는 얼굴이었다. 아이가 기간제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기 전에 굴레를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어쩌면 이는 아이에게 기간제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다짐일지도 모른다.

새삼스럽지만, 기간제 교사는 결코 2등급 교사가 아니다. 그들 중엔 교육에 대한 열정과 수업 능력에서 선배 교사들을 부끄럽게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을 통해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과 수업 기술을 깨치는 등, 젊은 그들은 매너리즘에 빠진 교사 집단의 매서운 죽비다.

단지 그들은 임용시험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했을 뿐, 교사로서 자질과 역량이 부족한 건 아니다. 다 그렇다고 말하긴 뭣하지만, 당당히 임용시험에 합격한 교사 중에도 도저히 학교에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분들도 존재한다. 마치 복불복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은 임용시험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단언컨대, 이를 부정하는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다.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극소수의 합격자를 변별하려다 보니 시험 문제가 갈수록 시시콜콜해지는 양상이다.

누구도 그걸 알아야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걸 달달 외울 시간에 요즘 아이들이 쓰는 ‘급식체’를 공부하는 것이 차라리 교육적이라고 말할 정도다. 다만, 점수를 매겨 서열을 정하는 것이 공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시험만이 과연 공정할까?

▲  존경받던 후배 교사의 사교육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 연합뉴스

오로지 줄 세우는 걸 공정하다고 여기니, 모든 취준생과 수험생들이 지식을 암기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여 그들이 ‘형설지공’을 통해 얻은 지식은 합격으로 그 수명을 다한다. 숱한 청년들의 재능과 열정이 버려지는 셈이고, 이는 국가적 낭비다.파워볼게임

백 보 양보해서, 다른 시험은 몰라도, 교사를 뽑는 임용시험만큼은 그래선 곤란하다. 한두 문제 더 맞히는 것보다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마음가짐이 백 배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설마 ‘다음 중 아이들과 소통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제를 내면 된다고 여길까.

점수로 줄 세우는 시험은 공정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전혀 교육적이지 않다. 시험에 종속된 교육은 획일화될 수밖에 없다. 교육과정에서부터 학사일정, 수업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시험에 맞추게 되고, 그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지금껏 우리 교육이 보여온 모습이다.

찾아보면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당장 단순 지식을 암기하는 필기고사 위주의 임용시험을 현장 실무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대학 4학년 때 경험하게 되는 형식적인 4주짜리 교육실습을 폐지하는 대신, 기간을 늘려 평가에 반영하는 ‘인턴’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

사립학교의 경우, 이사장 등 임용권자의 의중에 따라 결정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평가에 동료 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하면 된다. 학교별 인사위원회의 구성을 대폭 확대하자는 것이다. 그러자면 교사회와 학생회의 실질적인 법제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험만이 공정하다는 맹목적인 인식이 해소되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교사의 자질과 역량은 시험으로 가려낼 수 없다. 천 년 전 도입된 과거제는 호족을 견제하고 왕권을 확립할 의도라도 있었지만, 지금의 시험 만능주의는 대체 누구를 위한 건가.

부디, 모든 아이들이 존경하는 스승이자, 동료 교사들에게 귀감이 돼준 그의 건투를 빈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도 그가 영원히 동료 교사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떠나는 그가 오랫동안 그리울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미국 여행 논란을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5일 페이스북에 강 장관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험이 여전한 시국에 2억원에 달하는 요트를 구매하기 위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 논란이 인 데 대해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서 일병(추 장관 아들) 후임은 이일병”이라며 “(나라가) 단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나 “(이 교수의 미국 여행은) 개인의 사생활로 굳이 이런 것까지 따져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추 장관의 아들인 서 일병 관련 논란은 권력을 부당하게 이용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지만, 반면 이 교수 논란은 지극히 사적인 문제여서 아내인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연결하는 건 무리라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앞서 외교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해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요청한 와중에 지난 3일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길에 이 교수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황규환 부대변인은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강 장관의 남편인 이 교수가 요트 구입과 자유여행을 위해 출국하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참고 견뎠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참담하고 허탈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비판 의견을 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공직자 배우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했고 이낙연 대표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서도 강 장관 남편의 미국행을 비판했다.

강 장관은 4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 (남편에게)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인사들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완강히 거부하는 가운데 추 장관(위쪽 사진)이 5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인사들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완강히 거부하는 가운데 추 장관(위쪽 사진)이 5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동부지검, 수사팀에 파견 배정

법조계 “공정수사 논란 일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 씨 군 휴가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이 관련 수사에 추 장관의 대학 후배 검사를 배정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동부지검은 올해 2월 해당 지검에 부임한 A(36·사법연수원 41기) 검사를 추 장관 아들 사건에 투입했는데, 해당 검사는 최근 국민의힘에 발송한 불기소이유통지서에 ‘수사참여검사’로 기재됐다. 광주 출신인 A 검사는 추 장관이 나온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A 검사는 동부지검 형사6부 소속으로 추 장관 아들 수사를 맡은 동부지검 형사1부에 파견됐는데, 당시 동부지검 형사부 소속 평검사(형사1부 제외) 18명 중 한양대 법학과 출신은 2명이었다. A 검사를 제외한 나머지 한양대 법학과 출신 B(43·연수원 36기) 검사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아 재판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고발인을 수사하는 검사가 동문이란 이유로 제척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피고발인이 현직 법무부 장관이라면 동향, 동문 등 공통분모가 없는 검사를 수사에 참여시키는 것이 국민적 정서나 공정수사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검사 배정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부실 수사 논란의 당사자인 박석용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를 다시 투입하면서 감찰 대상자에게 재수사를 맡긴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부부장 검사는 한 달간의 동부지검 수사팀 파견 기간을 종료하고 중앙지검으로 복귀한다.

검찰 안팎에선 동부지검이 수사 중인 서 씨의 자대배치나 통역병 선발 청탁 수사도 무혐의 결론 내려진 ‘특혜휴가’ 의혹 사건처럼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부지검은 지난달 28일 특혜 휴가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 씨가 2017년 14m가량 길이의 압박붕대로 무릎을 강하게 고정한 상태로 퇴원했다”는 내용을 포함했는데, 검찰 내에선 “압박붕대 길이까지 넣은 것은 그만큼 동부지검이 추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고심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을 서 씨 통역병 선발과정의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해완·염유섭 기자

지난 8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동산 거래법 및 공수처 후속법안이 상정 안건이 표결처리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8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동산 거래법 및 공수처 후속법안이 상정 안건이 표결처리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이어 경찰청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경찰청은 5일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법 개정안의 전체적 취지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공수처와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간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입각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부 조항에 대한 수정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우선 검찰청에서 파견 받은 수사관을 공수처 정원에 포함하는 조항을 삭제하자는 개정안에 대해 원안 유지 의견을 냈다. 검찰 측 인력이 과밀ㆍ독점화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정 수사기관의 편중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수처의 수사협조 요청이 있는 경우 처장이 바로 응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행정기관의 직무에 대한 재량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경찰청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응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청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의 범죄 혐의가 발견될 때 사건을 공수처에 보내도록 한 대목에 대해서도 수정 의견을 냈다. 법 취지 자체가 공수처와 검찰의 상호 견제인 만큼 경찰공무원은 공수처 및 검찰 모두가 수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경찰공무원은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에 포함되는 등 다수 견제장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 역시 지난달 공수처법 개정안과 관련해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수사기관의 본질적 권한과 책무,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칙 등이 손상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면서 국회에 수정 의견을 전달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국시 일정 대학에 일임..연례적으로 선발대가 문제 복원
강병원 “일괄 접수 후 랜덤배정, 응시자 시험일 결정해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8.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8.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의 시험일 배정을 전적으로 학생에게 일임하고, 택시를 타고 늦게 시험을 보러 와도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등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의원이 한국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두 달가량 치러지는 동안 응시자의 시험일 배정을 대학에 일임하고 있어 부정행위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2달동안 매일 72명에서 108명씩 1일 3회씩 시험을 응시한다. 3000명이 넘는 응시인원이 한번에 실기시험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기시험을 치르는 날짜는 학생이 치를 수 없는 날 2일을 국시원에 알려주면 국시원은 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날짜에 대학별 응시 인원수를 제시한다. 그 날짜별 응시 인원수에 맞춰 각 의과대학에서 누가 시험을 치를지 결정하는 것이다.

의과대학에서는 성적 우수자를 먼저 시험을 치르게 하는 ‘선발대’를 보내고, 시험 문제를 복원해 후발대에 알려주는 일이 연례적으로 반복돼왔다는 지적이다.

국시원은 실기시험이 도입된 2009년 이후 2011년 문제 유출 사건이 발생하자, 응시자들에게 문제 유출 시 민·형사상 처벌 가능, 응시자격 제한 등의 문자를 발송하고, 관련 사이트·SNS 등을 집중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이같은 집단 문제유출 사태는 반복되고 있다.

또 지난 2018년에는 의사 국시 실기시험 지각자가 발생해 결시처리했지만, 해당 응시자와 소속 의과대학이 제출한 소명 및 사실 관계를 검토해 재응시 조치를 결정한 사례도 있다. 응시생이 탑승한 택시가 비정상적 경로로 운행해 지각했으며, 택시 영수증을 첨부해 구제 요청을 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국시원은 이 사례 이후 응급상황 매뉴얼을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재난, 사고, 대중교통 지연 등) 인하여 지참, 결시자 발생 시 관련 소명자료를 국시원에 제출한 자에 한하여 심사위원회를 개최’로 개정하기도 했다.

강 의원실은 ‘택시기사의 비정상적 운행’이 천재지변 등의 불가항력적 사유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어떤 시험도 응시자들이 시험볼 날짜와 순서를 다 정하게 해 주지 않는다. 의사국시가 이렇게 치러지는 것은 의대생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며 “공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일이며,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시원은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일괄 접수 후 랜덤(무작위)배정을 통해 응시자의 시험일을 결정하는 등 절차를 개선해 연례적으로 반복된 집단 문제유출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가 면허 시험에 택시의 비정상적 운행을 들어 지각자를 구제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의대생들이 얼마나 많은 특혜를 누리고 있는지 이번 사례만으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의사 국시 절차와 시험관리 전반에 철저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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