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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민 양해 동반돼야” 난색
정치권 “행동에 대한 책임져야”

[경향신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왼쪽)이 25일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과 긴급 면담을 하고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추가 응시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왼쪽)이 25일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과 긴급 면담을 하고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추가 응시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생들이 국가시험(국시)에 응시하겠다고 밝힌 다음날 의료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정부에 “전향적 조치”를 촉구했다.파워볼

하지만 정부는 ‘국민 여론’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의·정 갈등의 마지막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의사 국시에 추가 기회를 주는 것은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공정성 논란이 있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불공정한 특혜로 받아들이고 있어 국민적인 양해와 수용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응시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 추가 기회를 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국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고 뒤늦게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코로나19로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 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립·사립대병원협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5개 의료단체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국민의 아픔과 고통에 민감하지 못했던 부족함은 스승과 선배들을 책망해주시고, 청년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정부는 학생들이 본연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전향적 조치로 화답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의대생들의 성명서에 정작 국민을 향한 사과가 빠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향자 의원은 “성명서에는 치기 어린 응석만 담겼고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없었다”며 “이들은 떼쓸 나이가 아니라 책임 질 나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 역시 “국시를 보고자 한다면, 먼저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마감된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7만1995명이 동의를 표시해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1943 본사 대표도 사과영상 올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성희롱성 대화를 주고받은 경남 진주 가좌동 소재 술집 직원들이 모두 해고됐다. 해당 술집 사장 역시 본사와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며 본인 역시 가게를 그만두겠다고 밝혔다.동행복권파워볼

1943 진주점 사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현재 단톡방 사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먼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쾌감을 느끼셨을 피해자들에게 정말 사죄의 말씀드린다. 이분들께 사죄와 보상을 할 것이며 경찰 수사에 책임지고 응할 것이다. 정말 죄송하다”며 재차 사과했다.

사장은 “어린 나이에 장사를 시작하다보니 철이 너무 없었다”며 “저의 안일한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직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단톡방에서 서슴없이 여성분들을 언급하며 욕설과 함께 음담패설까지 하는 파렴치한 짓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직원들은 모두 잘렸다. 저 또한 가게를 그만두겠다. 그리고 오늘부터 본사 지침에 의거해 가맹 취소가 된 상황이다. 더 이상 다른 가맹점의 피해는 없기를 바란다. 피해를 끼친 본사 관계자 분들과 다른 가맹 점주분들께도 사과의 말씀 전한다. 마지막으로 이제부터 저는 모든 법적 책임도 지도록 하겠다.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정말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1943 진주점 대표 페이스북 캡처
1943 진주점 대표 페이스북 캡처
1943 페이스북 캡처
1943 페이스북 캡처


이날 1943 본사 역시 공식 페이스북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1943 본사 대표는 “저희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1943 진주점에서 피해 여성분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드렸음을 확인했다. 해당 피해자 여성분들 또한 대화를 통해 개인 SNS 게시물을 내린 상태”라며 “진주점 1943 측은 깊은 반성을 하고 있지만 본사 측에서 회의를 한 결과 가맹계약서대로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파워볼중계

이어 “진주점 1943에 의해 1943 자체에 큰 피해가 왔고 저희 본사 또한 큰 명예 훼손이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희는 1943 진주점과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며 “이 뜻은 저희 간판을 내려야 되는 상황이고 저희 브랜드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좋은 일로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려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주의 유명 술집 직원들의 단톡방 성희롱’이라는 제목으로 카카오톡 대화 캡처가 올라왔다. 해당 내용은 단체 채팅방 내의 직원이 캡처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성들의 외모를 품평하고 성행위를 묘사하는가 하면 불법촬영도 서슴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여성의 SNS를 염탐하기도 했다.

한 직원은 여성이 가게 아르바이트에 지원하자 “프로필 따고 오겠다”며 여성의 신상을 추적했다. 다른 직원이 여성의 SNS를 찾아내 공유하자 “좀 이쁜데?”라며 외모를 품평하고 “씨씨티비에 안 보이는 곳에서 엉덩이를 만지면서 면접 보자”며 장난을 쳤다.

가게 내에서 CCTV에 잡히지 않는 장소가 어디인지 알려주기도 했다. 이들은 “응등이 스근하게” “터치 좀” “우리 세척기 쪽이 (CCTV에) 안보인다” “만지면서 알려주겠다” 같은 발언도 했다.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기쁨조”라고 표현하며 “내가 돈 주고 샀다”고 말했다.

손님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은 가게를 방문한 여성들의 사진을 몰래 찍어 올리고 “이 X들 XX 시끄럽지 않더냐”며 욕 섞인 뒷담화를 주고받았다. 여성들이 다니는 대학과 과를 언급하며 “XXX들이 공부나 하지” 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김지은 인턴기자

지뢰탐지쥐 (APOPO 웹 캡쳐) © 뉴스1
지뢰탐지쥐 (APOPO 웹 캡쳐) © 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캄보디아에서 목숨을 내놓고 지뢰탐지 활동을 해온 쥐가 용감한 동물상 영예를 안았다.

25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동물보호단체인 PDSA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숱한 인명을 지켜온 ‘마가와’에게 최고의 동물상인 PDSA 금메달을 수여했다. PDSA 77년 역사에서 쥐가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 두더지붙이쥐(또는 캥거루쥐)인 마가와는 벨기에 구호단체인 APOPO 소속의 지뢰탐지 전문 쥐다.

마가와는 ‘킬링필드’였던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며 총 지뢰 39개와 불발탄 28개를 탐지하는 수훈을 세웠다.

APOPO는 후각이 뛰어나고 땅을 잘파는 두더지붙이쥐들을 지뢰와 결핵 탐지 전문 쥐로 육성해 현장서 활용하고 있는 단체다. 훈련에는 약 1년이 걸린다.

APOPO 로고 © 뉴스1
APOPO 로고 © 뉴스1

훈련된 쥐들의 능력은 뛰어나다. APOPO에 따르면 테니스 코트 크기 지뢰지대를 탐지하는데 사람은 4일이 걸리지만 마가와 같은 쥐는 30분이면 해치운다.

탐지쥐들은 이른 새벽 작업에 나가며 하루 30분씩 활동한다. 후각으로 폭발물성분을 감지하면 땅을 긁어 인간 파트너에게 알린다. APOPO에 따르면 마가와는 이제까지 14만1000㎡, 축구장 20개 크기의 위험지대를 안전지대로 되돌려 놓았다.

오랜 전쟁과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에는 1975년부터 1998년사이 400만~600만개의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제까지 6만4000명이 희생됐다. 또 지뢰로 다리가 잘리는 등 신체가 손상된 사람만 4만명 이상인 세계 최대 지뢰 피해국이다.

sy@news1.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청와대의 늑장 대응 논란에 대해 "시간상으로 새벽이었다"고 답했다. [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청와대의 늑장 대응 논란에 대해 “시간상으로 새벽이었다”고 답했다. [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사살 소식을 즉각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시간상으로 새벽이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새벽이라 회의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가 들어갔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의 발언은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죽었다는 내용이 하룻밤 기다린 뒤에 보고해야 할 일이냐”고 물은 데 따른 답변이다.

조 의원은 이날 “(지난 23일) 새벽 1시부터 2시30분까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를 했고 새벽 시간에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총에 맞아 죽었다는 정보판단이 됐다”며 “그것이 즉각 보고돼야 할 사안이 아니냐”고 청와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이 장관은 “그렇게 말하실 것은 아닐 것 같다. (새벽에) NSC에서 판단한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의 발언대로라면 청와대와 NSC는 회의를 끝낸 후 오전 8시30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기까지 6시간 동안 회의 내용을 정리했다는 의미가 된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 보고가 늦은 이유로 새벽시간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이인영 장관의 발언은 자칫 잠들어있는 대통령을 깨울 수 없어 보고를 미뤘다는 취지로 해석 가능하다”며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상황에서 지나치게 안이한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해선 “매우 이례적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이 장관은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1972년 김일성 주석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면담 때 구두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 표현한 적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언급한 사건은 1968년 1월 21일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사건으로, 김 주석은 4년 뒤(1972년) 방북한 이후락에게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고 구두로 사과한 적이 있다.

여당 의원들도 김 위원장의 사과를 “과거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과거 북측 태도에 비하면 상당한 정도의 변화로 보인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았다. 23일 낮이었던 것 같다”고 답변한 것 역시 정부의 전반적 대응이 안이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강 장관은 이날 외통위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대통령) UN 기조연설이 나가는 당시까지 외교부는 첩보분석에 참여를 안 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배경에 대해 “지난주 베트남을 다녀온 뒤 연가를 내고 재택근무했다”고 설명했다.

정진우·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코로나 확진자수 39일째 0명
통계 의심되지만 공포 사라져
2분기 성장률 3.2% 회복세 완연
내수로 단기 체력 기르고 버티기
글로벌 공급망서 우위 차지 목표
첨단기술 10개 집중 육성 계획

내수 믿고 ‘농성전’ 돌입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에 있는 워터파크에서 8월 15일 열린 수상 파티. 수천 명이 몰렸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우한=AFP 연합뉴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에 있는 워터파크에서 8월 15일 열린 수상 파티. 수천 명이 몰렸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우한=AFP 연합뉴스]

“다들 안 써요.”

최근 중국 현지인이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중국에선 요즘 사람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했다. 마스크를 쓰는 건 공식 행사 정도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쓸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다. 최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학생 대부분이 마스크 없이 수업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마스크 없이 등교해도 괜찮다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중국 프로축구 경기엔 관중이 마스크도 안 쓴 채 입장한다. 마스크를 벗기는커녕 21일에야 수도권에서 등교를 재개한 한국과 천양지차다. 한국의 K리그와 프로야구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발효 이후 무관중 경기 중이다.

격세지감이다. 5~6개월 전만 해도 마스크와 소독제 사재기를 하던 중국인이다. 과도하다고 느낄 정도의 방역 의식을 보였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컸다. 그랬던 이들이 바뀐 것이다. 확진자 수 때문이다. 24일 기준 중국의 코로나19 본토 내 확진자 수는 39일째 ‘0’명이다.

경제도 회복세가 완연하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선 8월 소매판매가 2조9273억 위안(약 509조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늘었다. 소매 판매가 플러스 증가율을 보인 건 코로나19 충격 직전인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6.9%) 이후 최고치다.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3.2%다. 사상 최악이었던 1분기 -6.8%에서 빠르게 반등했다. 현재로썬 중국이 전 세계 주요국 중 올해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유일한 나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중국만 1% 성장할 것으로 봤다. 미국(-8%), 유로존(-10.2%), 일본(-5.8%), 한국(-2.1%) 모두 마이너스로 예측했다. 중국 내부 예측은 더 긍정적이다. 4분기에 6%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거란 예측(마쥔 인민은행 금융정책위원)까지 나온다.

내수 띄우기도 적극적이다. 국경절 황금연휴(10월 1∼8일)를 맞아 중국 당국은 전국 관광지 입장권을 전액 면제하거나 할인해 주기로 했다. 베이징시 정부는 3억 위안(약 516억)어치의 무료 외식 할인쿠폰을 발행한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8일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유공자를 표창하고 있다. [로이터]
시진핑 주석이 지난 8일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유공자를 표창하고 있다. [로이터]

물론 중국 정부 통계를 믿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21일간 중국에서 한국에 입국한 사람 가운데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이 본토 확진자 수를 0명으로 발표한 기간과 겹친다. 경제 통계도 그렇다. 지난 7월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관련해 잘못된 수치를 발표했다가 20분 만에 정정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인의 공포가 사라졌고, 일상생활이 회복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 지난 8월 코로나19 발원지였던 후베이성 우한에서 마스크도 안 쓰고 집단 맥주 파티를 벌일 수 없다. 반면 전 세계는 경제 성장은커녕 코로나19 불길 잡기에도 벅차다. 하루 평균 확진자가 인도에선 9만 명, 미국에서 4~5만 명씩 쏟아진다.

왜 중국만 상황이 다를까. 코로나19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정확히 파악해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9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적 코로나19 방역 전략을 세 부류로 나눴다.

첫째는 스웨덴처럼 느슨한 방역을 하며 큰 모임만 제한하는 것이다. 둘째는 뉴질랜드·대만·베트남처럼 국경을 봉쇄하고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해 국내에서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학교도 다니고 국내 여행을 하며 내수를 살리고, 백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며 “강력한 입국 금지가 효력을 발휘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유럽과 미국, 남미, 인도 등은 어중간한 방역 전략을 따랐다” 고 덧붙였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경을 봉쇄하고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한 것은 어느 나라보다 중국이 철저했다. 2~4월 국내 이동을 강제로 막는 ‘셧다운’ 까지 단행하며 지역사회 감염을 막았다. 국제선 항공기는 중국 정부가 암암리에 운행을 제한한다. 극소수 인원만 중국에 들어갈 수 있다. 국경 봉쇄에 준하는 통제다. 이를 통해 39일 연속 본토 확진자 ‘0’명이란 결과를 얻었다. 일상생활이 안정되니 내수 활성화도 모색할 수 있다.

다른 나라는 중국이 부러우면서도 얄밉다.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큰 중국만 상황이 나아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국 책임론’ 선봉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중국을 맹비난했다. 그는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며 “세계에 이 전염병을 퍼뜨린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악화하는 자국 실업률과 경제성장률이 걱정이다. 불리한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화웨이, 틱톡, 위챗 등 중국 기업에 가한 경제 제재 전선을 확대할 수 있다.

중국은 버틸 생각이다. 내수를 믿고 ‘농성전(籠城戰·문을 굳게 닫고 성을 지키는 전투)’을 할 태세다. 전략의 핵심은 ‘쌍순환(雙循環)’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중국 공산당 정치국상무위원회 이후 쌍순환을 반복적으로 말한다. 정치협상회의(5월 23일), 기업좌담회(7월 21일), 정치국상무위원회(8월5일), 경제사회 전문가 좌담회(8월 24일), 중앙전면 심화 개혁위원회(9월1일), 기층 대표 좌담회(9월 17일) 등 공식 석상에선 언급을 빠뜨리지 않는다.

쌍순환은 말 그대로 2개의 순환 고리다. ‘국제 대순환’과 ‘국내 대순환’이다. 경제와 관련이 있다. 국제 대순환은 수출 중심 국제시장, 국내 대순환은 내수 중심 국내시장을 뜻한다.

방점은 국내 대순환에 있다. 시 주석은 17일 좌담회에서 “국내 대순환을 전제로 국내와 국제가 쌍순환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웨이링링(魏玲靈)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전문기자는 “쌍순환 개념은 1987년 덩샤오핑 시절 수립됐다”며 “다만 국제 대순환에 초점을 맞춘 덩샤오핑과 달리 시진핑은 국내 대순환을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장지창(張繼强) 화타이(華泰)증권연구소 부소장도 “시 주석은 중국 내 공급망을 장악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국내에 멈추지 않는다. 쉬린(徐林) 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발전계획국장은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돼 완전한 ‘국내 대순환’을 실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앤드루 폴크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내수를 키워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궁극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내수로 단기 체력을 기르고, 궁극적으론 기술을 발전시켜 국제시장을 주도한다는 게 쌍순환의 핵심이다.

이렇기에 블룸버그 통신은 “쌍순환 전략엔 ‘중국제조 2025’ 달성 의지가 숨겨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10개 첨단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이다. 쌍순환은 곧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 지도부는 새 전략을 짤 때 초기엔 모호한 구호를 내세우지만 이내 구체화한다”며 “쌍순환 전략은 내년에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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