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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법원, 고 송경진 교사 순직 인정
교육청 징계 밟자 극단적 선택
경찰, 무혐의 내사 종결했는데도
전북학생인권센터 ‘성희롱’ 결론
유족 “32년간 존경받던 선생님
성추행범 몰아 죽게 했다” 분통
교총 “무리한 조사 사과해야”
김승환 교육감, 입장 밝힐 예정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 성추행 의혹으로 조사를 받다 2017년 8월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송경진 교사의 빈소 모습.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 성추행 의혹으로 조사를 받다 2017년 8월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송경진 교사의 빈소 모습.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남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살인입니다.”

고(故) 송경진(사망 당시 54세) 교사의 아내 강하정(56)씨의 말이다. 강씨는 1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북교육청 등이) 32년간 존경받던 선생님을 한순간에 성추행범으로 몰아 벼랑으로 떨어뜨렸다”고 말했다.파워볼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송 교사는 지난 2017년 8월 5일 김제시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도 전북교육청에서 징계 절차를 밟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법원이 송 교사의 죽음을 ‘공무상 사망(순직)’으로 인정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약 3년 만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유환우)는 지난달 19일 강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피고(인사혁신처장)가 2018년 12월 11일 원고(강씨)에게 한 유족급여 부지급 결정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고 송경진 교사의 죽음을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한 서울행정법원 판결문 일부.[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고 송경진 교사의 죽음을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한 서울행정법원 판결문 일부.[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재판부는 “망인(송 교사)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학생들과의 신체 접촉에 관해 일련의 조사를 받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과 우울 증상이 유발됐다”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 능력이나 행위 선택 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유족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망인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학생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 전라북도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는 피해 여학생들을 면담해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기존에 작성된 진술서만을 근거로 판단했다”며 “이에 망인으로서는 깊은 좌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사망은 죄책감이나 예상되는 징계의 과중함에 대한 두려움 등 비위 행위에서 직접 유래했다기보다는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조사 결과 수업 지도를 위해 한 행동들이 망인의 목적이나 의도와 무관하게 성희롱 등 인권 침해 행위로 평가됨에 따라 30년간 쌓아온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이 부정되고, 더 이상 소명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과 좌절감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 송경진 교사 성추행 의혹 사건을 내사 종결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북경찰청 공문.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고 송경진 교사 성추행 의혹 사건을 내사 종결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북경찰청 공문.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전체 학생 19명에 여학생은 8명뿐인 작은 시골 학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사건은 2017년 4월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부모 한두 명이 ‘송 교사가 여학생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동행복권파워볼

학교 측은 여학생 7명과 면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같은 날 부안교육지원청과 부안경찰서에 “송 교사가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고 신고했다. 이 사건은 언론에 잇달아 보도됐다. 신고 이튿날부터 출근 정지를 당한 송 교사는 그해 4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석 달간 직위해제 상태로 지냈다.

전북경찰청은 그해 4월 24일 ‘혐의 없음’으로 내사를 마무리했다. 당초 피해를 호소하던 여학생 모두가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수업 태도를 지적하며 머리·팔·어깨를 만져 기분이 나쁜 적은 있지만 추행의 의도로 성적 접촉을 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성적 수치심을 느낀 사실도 없다. 수사 진행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을 바꾼 게 근거가 됐다.

고 송경진 교사가 2017년 5월 인권센터에서 작성한 문답서 일부.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고 송경진 교사가 2017년 5월 인권센터에서 작성한 문답서 일부.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하지만 같은 시기 성추행 신고를 접수한 전라북도 학생인권교육센터(이하 인권센터)는 직권으로 조사를 강행했다. 인권센터는 “송 교사가 성희롱을 했다”고 판단했다. 송 교사는 조사 내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인권센터 조사관이 ‘선생님 주장대로라면 학생들이 무고한 거냐’고 말하자 학생들이 다칠 수 있다고 판단해 “오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라북도 학생인권심의위원회는 인권센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해 7월 3일 “피해 여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고 결론 짓고 전북교육청에 송 교사에 대한 신분상 처분을 권고했다. 송 교사는 전북교육청이 그해 8월 3일 감사 일정을 통보한 다음 날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재학생과 졸업생 등 50여 명이 “선생님은 잘못이 없다”는 탄원서를 썼지만, 교육청에 보내지도 못하고 남편이 죽었다고 강씨는 전했다.

송 교사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수박과 복숭아·불고기 등을 사들고 부안에 사는 80대 노모를 찾아 가 함께 식사를 하고 용돈도 드렸다고 한다. 유서에는 “모두 내 잘못이다. 아내와 (나를) 도와준 학생 아버지는 아무 잘못이 없다.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학생이 쓴 탄원서 사본.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학생이 쓴 탄원서 사본.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아내 강씨는 “교육청과 인권센터가 무리한 조사로 남편에게 누명을 씌우고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남편의 사망은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며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 지급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강씨는 남편이 숨진 뒤 당시 부교육감과 해당 학교장, 학생인권교육센터장 등 10명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와 강요·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전주지검은 2018년 6월 “조사 과정에 강압은 없었고, 법령과 지침도 지켰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강씨는 “사람들은 승소해서 ‘축하한다’고 하는데 하나도 안 기쁘다”며 “내 남편을 죽음으로 내몬 사람들이 지금도 잘살고 있어 노여움은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소한 이후) 교육청에서 연락이 온 적 없다. 사과할 줄도, 책임질 줄도 모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김승환) 교육감을 여덟 번 만나려고 했는데 ‘점심 식사하러 갔다’ ‘부재중’이라며 한 번도 안 만나줬다”며 “교육감이 교육청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만나자고 해도 ‘없다’고 거짓말했다”고 했다.

학생이 쓴 탄원서 사본.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학생이 쓴 탄원서 사본. [사진 고 송경진 교사 유족]

근골격계 희소병을 앓고 있는 강씨는 “남편은 아픈 저는 아무것도 못하게 하고 10년간 살림을 도맡았다”며 “그나마 (외동)딸(대학생)때문에 산다. 입학 후 학과 수석을 놓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인사혁신처장이 항소를 안 하면 순직유족급여 지급이 확정된다”며 “변호사와 상의해 김 교육감 등 고의성이 짙고 악의적으로 (조사)했던 사람들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한국교총과 함께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판결로 송경진 교사의 죽음에는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의 무리한 조사와 징계 착수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전북교육청과 인권센터는 지금이라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육군 교육사, ‘중국 북부전구 역량 연구’ 진행
북한외 주변국 안보위협도 ‘적’, 국방기조 반영

2017년 11월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 소속 군인들이 '엄한(嚴寒)-2017'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훈련을 주도한 78집단군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부대로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군이다.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뉴스1]
2017년 11월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 소속 군인들이 ‘엄한(嚴寒)-2017’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훈련을 주도한 78집단군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부대로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군이다.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뉴스1]


군 당국이 최근 중국의 군사력 팽창과 관련된 연구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뿐 아니라 현실화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폭넓게 상정해 군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취지다.파워사다리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교육사령부는 지난 3월 ‘중국 지상군의 작전 수행 양상 및 북부 전구 작전 수행 역량’이라는 제목의 외부 용역 과제를 선정해 8개월 기간의 연구에 돌입했다. 군 소식통은 “해당 연구는 2020년도 미래 작전환경분석서에 수록될 예정”이라며 “국방부와 합참, 육군의 정책 수립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이 제시한 요구계획서를 보면 연구 배경에 중국 인민해방군의 북부 전구를 한반도에 가장 큰 위협으로 표현한 부분이 눈에 띈다. 중국이 2015년부터 ‘중국몽(夢)’을 뒷받침하는 ‘강군몽’ 실현을 위해 대대적인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2016년 2월 북부전구를 편성한 게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부 전구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5대 전구 중 하나로, 과거 선양(瀋陽) 군구 전체 권역과 베이징(北京) 군구와 지난(濟南) 군구 일부를 편입해 새로 편성됐다. 중국 최정예부대가 주축이 됐을 뿐 아니라 산둥(山東) 반도 지역에 함대도 포함하고 있어 향후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염두에 두고 전력 강화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 당국은 우선 북부 전구 지상군의 현재 보유 또는 추진 중인 전력을 실체적 근거로 진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해당 전구의 사이버 전자전과 우주전 역량 분석도 과제 목록에 올렸다.

군 안팎에선 이번 연구가 적 개념을 재정립하려는 현 정부의 국방 정책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물론 중국의 패권주의도 대표적인 안보 위협”이라며 “지금껏 살피지 못했던 대비 태세의 한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5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방개혁 2.0 토론회에서 “남북관계가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불특정하고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 대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기술했다.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오른쪽)에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공식 삭제됐다. 앞서 '2016 국방백서'(왼쪽)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오른쪽)에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공식 삭제됐다. 앞서 ‘2016 국방백서'(왼쪽)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이번 연구는 국방부가 2018년 국방개혁 2.0 기본계획을 추진하면서 구상한 ‘플랜B’와도 맞닿아있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계획이 ‘플랜A’라면 플랜B는 미·중 패권 다툼 속 중국·일본과 같은 인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군 당국이 ‘미래 지상군 재배치 방안’이라는 과제를 통해 통일 이후 전력 배치를 연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인접국의 안보위협을 거론하면서도 특정 국가를 지칭하는 데 조심스러웠던 군 당국이 이번 연구에서 중국을 정면으로 다룬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년 전 추상적으로 제시된 플랜B의 개념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매니저 출신들이 말하는 연예계 갑질

[서울신문]집안일 등 무관한 업무 당연한 듯 시켜
자동차같은 밀폐된 곳에서 폭행·폭언
“이 바닥 뜨고 싶냐” 엄포에 항의 못 해
기획사 10% 이상은 근로계약서 안 써
돈도 제대로 안 주고 쉬는 날까지 혹사

지난달 29일 전 매니저 김모씨의 폭로로 촉발된 배우 이순재(85) 측의 ‘갑질’ 의혹 이후 연예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하면서 연예인 등에게 ‘머슴살이’당하는 게 김씨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건 물론 업무와 상관없는 부당한 노동을 강요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주장이 이어진다.

한 연예인 매니저 출신 A씨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 매니저 김씨의 주장이 자신이 겪은 일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담당 연예인의 촬영과 공연을 위해 사실상 24시간 대기하는 건 물론 쓰레기 분리수거, 빨래 개기, ‘술 대기’까지 하며 혹사당했다”고 말했다.

폭행이나 폭언은 일상이었다. 뺨을 맞거나 어깨 등을 구타당하고 마이크에 맞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보통 밀폐된 장소인 자동차나 술집, 노래방 등에서 맞았다”면서 “연예인이 ‘이 바닥 뜨고 싶냐’고 한마디 하면 그 뒤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매니저 업무와 무관한 일도 연예인이 시키면 해야 했다. 또 다른 전 매니저 B씨는 “TV에서는 성격 좋은 연예인이 뒤에서는 돌변했다. 쉬는 날에도 불러서 자기 집 청소를 시켰다”며 “자신은 손 하나 까딱 않고 전날 먹은 치킨까지 매니저들이 치워야 했다”고 밝혔다.

부당한 일을 겪어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전 매니저 C씨는 “연예인을 폭행으로 신고하려고 했는데 회사에서 막았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신고해 봤자 연예인 이미지만 나빠지고, 네 일도 없어진다”는 식으로 입막음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일과 사생활의 구분 없이 일하는 매니저들에게 애초 노동자로서의 권리 따윈 없었다. A씨는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번도 제대로 월급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그는 “매니저는 연예인을 따라다니며 배우는 게 많으니, 돈 없이 힘들게 고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버티다가 나중에는 전단 아르바이트를 하고, 타던 차까지 팔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19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매니지먼트 기획사 중 소속직원과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비율은 10%가 넘었다. 구두 계약도 3.3%였다. 직업 만족도 역시 낮다. 일자리 포털 워크넷 직업정보시스템에서 연예인 매니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업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28점이었다는 결과도 있다.

미 연구진, 마네킨으로 모의실험 결과
두건은 물론 원뿔형 기성제품보다 앞서

위는 손수 만든 수제 천마스크, 아래는 시중에서 파는 원뿔형 마스크를 썼을 때의 실험이다. 수제 천마스크는 왼쪽부터 기침 후 0.2초, 0.47초, 1.68초 후의 모습이다. 아래 기성품 마스크는 기침 후 0.2초, 0.97초, 3.7초 후의 모습이다. 마스크 위쪽과 코 사이의 틈으로 비말이 새나가는 걸 볼 수 있다. 유체물리학 제공
위는 손수 만든 수제 천마스크, 아래는 시중에서 파는 원뿔형 마스크를 썼을 때의 실험이다. 수제 천마스크는 왼쪽부터 기침 후 0.2초, 0.47초, 1.68초 후의 모습이다. 아래 기성품 마스크는 기침 후 0.2초, 0.97초, 3.7초 후의 모습이다. 마스크 위쪽과 코 사이의 틈으로 비말이 새나가는 걸 볼 수 있다. 유체물리학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쓰기는 감염병 확산 억제를 위한 생활 수칙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과학자들도 마스크 착용이 감염 확률을 낮춰주는 연구물들로 이를 뒷받침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마스크는 나를 보호하는 도구를 넘어, 타인을 보호하는 이타적 생활백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알려주는 종합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었다. 분석 결과들도 주로 병원에서 주로 쓰는 의료용 마스크를 대상으로 한 것들이 많았고, 실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마스크의 효과에 관한 것은 자료가 부족했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연구진이 이런 갈증을 해소해줄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면(1인치당 70수)으로 만든 2겹 수제 마스크, 스카프 대용의 홑겹 반다나 두건(신축성 있는 티셔츠 직물 소재), 접은 손수건, 그리고 약국 등 시중에서 파는 원뿔형 마스크 제품을 대상으로 마스크의 비말(침방울) 확산 억제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것.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의 비말 이동 거리. 맨 위는 기침 후 2.3초(90cm), 가운데는 11초(1.8m), 맨아래는 53초(3.7m) 지났을 때 찍은 사진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의 비말 이동 거리. 맨 위는 기침 후 2.3초(90cm), 가운데는 11초(1.8m), 맨아래는 53초(3.7m) 지났을 때 찍은 사진이다.

실험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수제 천마스크가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수제 마스크를 쓸 경우 기침을 해도 비말은 10센티미터 이상을 가지 못했다.

연구진은 마네킨 입 안에 분무장치를 넣고, 증류수와 글리세린을 4대1로 섞은 모의 비말을 입 밖으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여러 유형의 마스크를 씌워가면서 마네킹 입 밖으로 나온 비말이 퍼져나가는 속도와 양, 거리를 녹색 레이저 빛으로 촬영했다. 마네킨의 키는 성인 남성의 평균 수준인 173센티미터로 했다.

실험 결과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땐 기침이 50초 안에 3.7미터까지 날아갔다. 이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인 2미터의 거의 두배에 이르는 거리다. 또 비말은 바람이 불지 않는 환경에서 3분 동안 공중에 떠 있었다. 연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침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수건을 접어서 만든 마스크의 효과.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각 기침 후 0.5초, 2.27초, 5.55초 후에 촬영한 모습이다. 마스크를 뚫고 많은 비말이 퍼져나갔다.
손수건을 접어서 만든 마스크의 효과.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각 기침 후 0.5초, 2.27초, 5.55초 후에 촬영한 모습이다. 마스크를 뚫고 많은 비말이 퍼져나갔다.

마스크 소재 밀도보다 안면과 틈새 막는 게 더 중요

수제 천마스크를 썼을 경우엔 코와 천 사이의 틈을 통해 비말이 일부 새어나가기는 했지만, 비말이 가장 덜 퍼져나갔다. 비말이 날아간 거리는 6.3센티미터에 불과했다. 원뿔형 마스크도 비말 억제 효과가 컸다. 비거리가 20센티미터 정도였다. 연구진은 두 마스크 모두 비말의 속도와 거리를 크게 줄였다고 평가했다. 마스크의 미세 구멍 사이를 뚫거나 안면과의 틈 사이로 새 나가는 비말의 양도 적었다.

반면 홑겹 두건과 접은 손수건은 효과가 크지 않았다. 두건 마스크에선 110센티미터, 손수건 마스크에선 0.3미터 이상 비말이 날아갔다. 특히 두건(85수)은 수제 마스크보다 촘촘한 천임에도 억제 효과가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마스크를 선택할 때 마스크의 재료가 되는 천이 얼마나 촘촘한지보다는 마스크 착용시 입과 코 사이의 틈을 막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물리학협회(AIP)가 발행하는 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 6월30일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법원, 폐마스크 구입·공급 40대 1년6개월 선고
65만장 사들인뒤 5만장 새제품으로 포장갈이
회수 여부 확인안돼..일부 시중유통 가능성도
“마스크 대란 상황 이용..엄중한 처벌 불가피”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공적마스크 구매 한도가 1인당 10개로 확대된 지난달 18일 한 시민이 마스크를 구매한 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을 나서고 있다. 2020.06.18. mspark@newsis.com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공적마스크 구매 한도가 1인당 10개로 확대된 지난달 18일 한 시민이 마스크를 구매한 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을 나서고 있다. 2020.06.18. mspark@newsis.com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남이 쓰다버린 마스크를 고물상에서 사들인 뒤 마치 새제품인 것처럼 포장해 유통업체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 업자가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업자가 고물상에서 사들인 ‘쓰레기 마스크’는 무려 65만장에 달했는데, 이중 일부가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코로나19 전파 감염 등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48)씨에게 지난달 18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모(50)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고, 권모(41)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정씨 등은 지난 2월 고물상 주인에게서 폐마스크 약 65만장을 구입, 이를 포장갈이 업체 등 중간 업체에 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폐마스크 가운데 약 5만2200장은 포장만 바뀌어 정상제품으로 둔갑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정씨는 권씨와 함께 지난 2월 폐기물 처리업자로부터 폐마스크 65만장을 4억1000만원에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권씨는 2월18일 포장갈이 공장을 방문해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정씨 지시를 받은 문씨는 2월14일 마스크 10만장, 17일 25만장, 19일 5만장 등 총 40만장을 A씨에게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 등은 폐마스크를 건네 대가로 A씨에게 총 7억2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는 마스크를 상태별로 분류해 포장갈이 공장 운영자 B씨에게 넘겼고, B씨는 이 마스크를 재포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포장지에는 ‘의약외품’, ‘품목허가제품(KF94)’ 등 정상 제품으로 보이게 만드는 문구가 기록됐다.

B씨는 폐마스크 3만2200장을 정상 제품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만4200장은 중국인 무역업자에게 넘겼고, 8000장은 대구 한 창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정씨와 문씨는 지난 2월18일 C씨에게 마스크 10만장을 장당 1900원에 넘겼고, C씨는 B씨에게 포장갈이를 의뢰했다고 한다. B씨와 D씨는 마스크 2만장을 한 회사에 납품했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다.

정씨 등 일당은 경찰 수사 당시 불량마스크 65만장 중 5만장을 정상제품으로 속여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로 인해 결국 시중에 유통된 불량마스크의 회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 판사는 “피고인들(정씨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하여 소위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등 보건용 마스크의 수급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던 엄중한 상황을 이용했다”며 “불량품으로 분류돼 폐기돼야 할 폐마스크를 매수한 후 이를 정상적으로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인 것처럼 재포장해 판매업자에게 납품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제조, 판매한 폐마스크의 수량이 합계 5만2200장에 달한다”며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고, 개인적 이득을 위해 국민보건에 위험을 초래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가중시킨 피고인들의 범행에 대해서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양형에 유리한 사유로 “공급한 폐마스크 일부를 회수하고 보관 중이던 폐마스크와 함께 폐기하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정씨가 불법마스크 제조공장을 제보하는 등 관련 수사에 협조한 것 역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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